집에 욕조가 있는데 목욕탕을 가는 이유

7살때였나 처음으로 혼자서 목욕탕을 간 적이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아부지는 절대로 목욕탕을 안 갑니다. 그래서 저희 어무니가 저를 7살때 동네 형이 먼저 가있으니까 니가 따라갔다와라 대신 때 잘 밀고와라고 해서 그냥 멋도 모르고 갔던게 시작이었습니다.

갔는데 형은 안보이고 아저씨들만 있길래 구석에서 조용히 씻고 괜히 탕에 들어가서 앉아있다가 그렇게 시간을 때우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빨리 나가면 돈이 아까우니 한 40분정도는 있었는데 정말 시간이 참 안가더군요.

사우나는 너무 뜨거워서 들어갔다가 바로 나왔고 그 손잡이도 너무 뜨거워서 아저씨가 나갈때 겨우 따라서 나갔었습니다.

뜨거운 물은 들어가기가 힘들어서 그냥 바깥에서 다리만 담그고 그렇게 혼자 놀다가 이제 갈 시간이 되어서 어무니가 챙겨준 때밀이로 혼자서 때를 밀고 다시 깨끗하게 빨아서 주머니에 넣고 왔었습니다.

그때 살던 집은 뜨거운 물이 안나왔기 때문에 겨울이면 일주일에 한번 목욕탕에 가서 씻어야 했었습니다.

저 혼자서 그렇게 다니다가 그 무렵 친구들을 만나서 같이 다니기 시작했는데 친구가 뜨거운 물이 나오는 집으로 이사가고 나서는 일주일에 한번이 아니라 한달에 한번정도 같이 다니게되니 그때부터는 또 가기가 싫다고 느끼곤 했었습니다.

지금은 저도 목욕탕을 안간지 오래되긴 했는데 가끔 친구를 만나면 같이 탕에 들어가서 잡담이나 하고 당구도 치고 뭐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곤 합니다.

1. 어릴때 있었던 기억들

가장 어릴때의 기억은 위에서 말했던 처음 혼자서 목욕을 하러 갔을때였고 지금도 강렬하게 남아있는 기억은 친구랑 목욕을 하고 서로 등을 밀어주고 바로 앞에 있는 떡볶이집에서 떡볶이를 사먹었던 기억입니다.

그때는 정말 저렴해서 1인당 500원을 내면 떡볶이도 먹고 오뎅이 살짝 들어간 오뎅국물도 같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밀가루 떡볶이를 100원에 3~4개인가 그렇게 줄 때였으니 정말 오래전 일이죠.

근데 가끔 친구가 못가게 되는 날이면 저도 혼자서 가기가 싫어서 어무니가 준 돈을 가지고 오락실에서 쓰고 온 적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어무니는 딱 보고 왜 안씻었냐며 바로 추궁을 하셨고 저는 그냥 물만 담그고 왔다며 다음번엔 열심히 때를 밀고 오겠다고 둘러대곤 했습니다.

얼굴이 더러워서 그랬는지 뭔진 모르겠지만 어무니는 딱 보면 씻고 왔는지 안씻고 왔는지 아시더군요ㅎㅎ

다른 친구들은 보통 아버지랑 같이 목욕을 하는데 저는 한번도 그런 기억이 없고 친구들이랑 맨날 가서 놀았던 기억만 납니다.

때밀이는 남탕에 가면 여기저기 버려진 것들이 많은데 신기하기도 새걸 사서 그걸 집으로 들고가는 사람은 한명도 못봤습니다.

저는 그걸 살 돈이 아까워서 남들이 쓰다가 버린걸 주워서 쓰곤 했는데 한번씩 집에 때밀이가 너무 낡은게 보이면 2개정도 주워와서 집에서 쓰기도 했습니다.

어무니도 그런걸 더럽다고 혼내지 않고 그걸 왜 다들 안가져가는지 모르겠다며 다음에 가면 또 가져오라는 식으로 얘길 하셨기 때문에 아예 싹 쓸어올까? 그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2. 지금도 기억나는 목욕탕이 있다면?

어느 순간부터 목욕탕을 안다니게 되었지만 가장 최근에 광주에 갔을때 한번 가봤던 곳이 기억납니다.

갑자기 아는 형님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아서 비행기를 타고 광주로 갔었습니다.

제주에서 광주로 가는 비행기편이 있어서 그걸 왕복으로 예매하고서 1박2일로 갔었는데 가자마자 바로 빈소에 간 건 아니었고 너무 일찍가면 손님들이 많아서 자리가 없을수도 있으니까 유스퀘어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순천가는 버스를 저녁에 타고 오라고 했었습니다.

유스퀘어가 번화가에 있는거라 그쪽에서 시간을 때우면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친구랑 같이 유스퀘어에서 밥을 먹고 시간이 너무 많이 남길래 유스퀘어에 있는 사우나를 한번 가봤습니다.

찜질방처럼 남녀공용으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1시간정도 잤다가 일어나서 씻으러 들어가는데 사우나 뒷편으로 나가는 길이 있더군요.

씻다가 궁금해서 한번 나가보니 야외로 나가는 공간이 있었고 거기서 바깥 건물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장소가 나오길래 진짜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수건이나 한장 가지고 나가본 건데 갑자기 뻥 뚫린 야외가 나오니 당황스러우면서도 진짜 좋다고 생각했었네요.

마치 동남아 휴양지에 있는 풀빌라에 놀러온 느낌이었습니다.

그때가 지금으로부터 한 4년전인가 그랬었는데 검색해보니 지금은 없어졌다는 글도 있고 그러네요.

전라도 광주는 살면서 딱 세번 가봤는데 한번은 완도에 가기위해 버스를 타려고 간거였고 그때 유스퀘어에서 사우나가고 당구치던게 두번째 기억입니다.

세번째는 와이프 친척 결혼식이 있어서 간거였는데 거기까지 갔다가 또 그냥 올라오면 아쉬울 것 같아서 결혼식 당일에 근처에 있는 호텔을 예약해서 하루 놀다가 왔었습니다.

홀리데이 인 광주 호텔을 예약해놓고 저녁에 충장로에 가서 육전도 먹어보고 뭐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3. 집에 욕조가 있어도 목욕탕을 가야하는 사람들

저는 뜨거운 물이 나오는 집으로 이사간 이후로 목욕탕은 자주 가지 않았습니다.

돈도 아깝고 매일 샤워를 하는데 딱히 씻으러 갈 이유가 없더군요.

친구들도 다 떨어져서 사니 같이 갈 사람도 없고 뭐 그런저런 이유로 안간지가 꽤 됐는데 목욕탕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저처럼 때를 밀러 가는것보다 그냥 사우나에 가서 뜨거운 물에 몸을 지지고 다시 찬 물에 가서 수영하고 잠수하고 또 뜨거운 물에 갔다가 사우나에서 땀도 빼고 다시 찬 물에 들어가서 노는걸 좋아하는 사람들 말이죠.

그런 사람들은 혼자서 지나가는 길에 잠깐 들려서 씻고 땀빼고 나오는걸 좋아하던데 엄청 개운하고 그러면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도 든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목욕탕이 얼마 하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저도 나중에 동네에 찾아보고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아무런 계획없이 나와서 좀 돌아다니다가 땀이 나면 가서 땀도 빼고 뚱뚱한 바나나우유도 하나 먹고 해보려구요ㅎ

어렸을땐 그 바나나우유가 너무 맛있었는데 그걸 마시면 떡볶이 사먹을 돈이 없어서 못사먹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몇백원 남은건 친구랑 같이 오락실가서 캐딜락이라고 공룡나오고 싸움하는 걸 주로 했었는데 그건 컴퓨터로 받아서 하면 재미없고 반드시 오락실에서 친구랑 2인용 혹은 여럿이서 4인용을 해야 더 재밌습니다ㅎ

4. 그냥 집에서 씻으면 된다는 부류

요즘 친구들은 더 그럴 것 같네요. 어릴때부터 목욕탕에 자주 안가보면 어색하고 그러니까 커서도 안가게 될 것 같습니다.

집에서 뜨거운 물 나오지 욕조있지 간단하게 씻으면 되는데 왜 돈을 주고 가야하냐 뭐 이런거죠.

저처럼 어릴때부터 다녔던 사람들은 딱 나오면 개운하고 그런 느낌이 있으니 가게되는데 안가보면 굳이 갈 이유를 못느낄거라 생각합니다.

친구들끼리 가서 재밌게 놀던 기억이 없으면 더더욱 그렇구요.

특히나 온천이 나는 동네에 있는 분들은 다른 동네에도 다 온천이 있는 줄 알았다고 하던데 부산에 가니까 그런게 있더군요.

신기하게 길거리에 있는 공원인데 그 한가운데 온천물이 있어서 다들 발을 담그고 거기서 쉬어가는 분들 많던데 그것도 신세계더군요.

뭐 지금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나중에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한번 씻고 사우나도 하러 가봐야겠습니다.

5. 그러고보니 일본에서 목욕탕에 한번 간 적이 있었구나

일본의 시골마을에 아주 예전에 간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가 지금으로부터 한 13~14년전인데 인터넷에서 어설프게 주워듣기로 일본은 남녀혼탕이 있다거나 주인이 여탕이랑 남탕을 다 볼 수 있게 되어있다는 그런 글을 봤었습니다.

진짜 그런가하고 갔는데 거기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여탕과 남탕에 벽이 있고 그 벽은 완전히 막힌게 아니라 윗부분이 뚫려있어서 서로 크게 말하면 다 들리는 구조였습니다.

그리고 여주인이 남탕에도 들어와서 뭘 손보고 그랬었는데 좀 민망하긴 했습니다.

남주인도 저쪽 여탕에 들어가는 것 같던데 대신 탕 안에는 손님이 딱 한명 정도 있어서 거의 전세내다시피 하고 씻었던터라 막 민망하고 그러진 않았습니다.

옛날 일본만화를 보면 벽에 매달려서 훔쳐보는 장면들이 있는데 정말 그런 구조였습니다.

벽을 오르면 반대편이 바로 보이는 구조여서 이렇게도 사는구나 했었네요.

여자친구랑 서로 씻으러가면 언제 나오라고 시간약속을 하는데 일본은 그냥 탕에서 다 씻었냐고 물어보고 이제 나간다~~ 소리치면 다 들리니 약속 맞추기는 좋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ㅎ

뭐 그거 외에 다른 나라에서 공중목욕탕에 들어간 적은 없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독일이나 한번 가보고싶다는 생각은 있습니다ㅋㅋ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한번 배워보고 와야겠네요.

브베 판다티비 짤보고 기겁

철구 지연주 삭발 bj아리연습중 실검오름

“집에 욕조가 있는데 목욕탕을 가는 이유”에 한개의 의견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