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에 있던 샛별오락실 인기게임 5가지

오락하는걸 엄마가 안좋아해서 골목길에 숨어있는 곳으로 몰래 다녔었습니다.

길거리에 바로 보이는 곳 말고 간판없이 운영하는 그런 곳이 꽤 있었기 때문에 거리가 좀 멀더라도 안전한 곳으로 골라다녔습니다.

게임을 하다가 엄마한테 걸려서 등짝맞고 질질 끌려가는 것보다는 마음 편히 겜을 즐길 수 있는곳이 좋았으니까요.

그 중에서 골목 지하에 있는 샛별오락실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거기는 지하통로가 굉장히 좁아서 사람 한명만 겨우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의 넓이였습니다.

경사도 꽤 가파랐는데 그 아래로 내려가면 꽤 넓은 공간이 나오고 거기서 다들 게임을 즐겼었습니다.

그 좁은 통로로 기계들은 어떻게 날랐는지 그게 궁금하더군요.

분해해서 가져온 후 다시 아래에서 조립을 하는건지 뭔진 모르겠지만 그 공기도 부족한 공간에서 나이가 좀 있는 사장님 한분만 동전을 바꿔주고 가끔 일어나는 싸움을 말려주곤 하셨습니다.

저는 집에 가는걸 별로 안좋아했기에 방과후엔 그 샛별오락실로 자주 갔었는데 거기서 제가 즐겨했던 게임들을 한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세이부축구

이건 혼자 하는것보다 대결을 펼치는데 훨씬 재밌는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4인용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데 고등학교 형들이 저녁을 먹을 시간대에 혼자서 하고있으면 갑자기 다들 몰려와서 3명이 돈이 넣고 1:3으로 대결을 하곤 했습니다.

형들은 저녁 야간자율학습이 시작하기 전 저녁시간대에 잠깐 와서 놀다가 가는거라 제가 지더라도 가만히 뒤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게임을 하다가 그냥 놓고 갔는데 저희는 그걸 고대로 받아서 하는맛이 쏠쏠했었죠.

세이부축구는 태클을 해도 파울이 아니기 때문에 1:3으로 대결을 하면 한명은 드리블을 하고 나머지 두명은 가까이 오는 선수들을 태클로 다 넘어뜨리는 식으로 게임을 했었습니다.

1:3으로 이기기란 쉬운게 아니었는데 진짜 재밌게도 한점차이로 지고있다가 경기가 거의 끝날 무렵 운좋게 골을 넣어서 다같이 무승부로 게임이 끝나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무승부가 되면 원래 승부차기를 해야하는데 설정을 게임이 끝나도록 해버려서 비기면 모두 지는거라 일부러 한명이 나머지 3명을 위해 자살골을 넣기도 했습니다.

다같이 죽는것보다는 한명이 희생해서 3명을 살리는게 나으니까요.

근데 일부러 자살골을 넣으려해도 골키퍼는 자동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걸 못넣고 백패스로 경기가 허무하게 끝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뭐 400원이 한방에 날라가는거였죠.

세이부축구의 득점방식은 보통 정해져있는데 양 사이드 혹은 대각선에서 공을 올리고 헤딩으로 골을 넣는게 가장 일반적인 득점루트였습니다.

한 골을 넣으면 특정 캐릭터가 파워슛을 때릴 수 있어서 그 캐릭터가 공을 잡으면 자기편 골대로 달려가면서 기를 모았다가 상대편 골대에 그대로 슛을 해서 넣는 방식도 있었습니다.

골대 앞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그냥 슛을 해도 골키퍼가 잘 반응을 못하기 때문에 그런식으로 골을 넣기도 했었고 발리슛으로 골키퍼를 속이며 넣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보통은 헤딩을 막지 못하니 그걸로 골을 많이 넣었는데 대결을 할때도 헤딩이 가장 쉬운 득점루트였습니다.

어설픈 헤딩은 골키퍼가 뒤로 갔다가 앞으로 슬라이딩하면서 잡기도 했었는데 박자를 못 맞추면 같은 편에게 직살나게 욕을 먹기도 했었네요.

2. 던전앤드래곤즈2

같이 플레이하는 팀원과 박자가 안맞으면 전멸을 할 수도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빨리 공략하면 금방 끝나지만 이것저것 다 해보고 천천히 플레이하면 거의 2시간 가까이 할 수 있는 게임이어서 특히나 좋아했고 인기도 많았습니다.

100원으로 2시간을 때울 수 있다는게 엄청 큰 장점이었으며 아이템을 먹고 마법을 쓰거나 새로운 무기를 얻어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독특한 방식이었습니다.

게임이 재밌고 장시간 할 수 있으니 다들 동전을 화면 앞에다가 올려놓고 뒤에서 플레이어가 실수로 죽기를 기다렸었는데 팀원의 실수는 플레이어 전원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만큼 각자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지 체크는 필수였습니다.

형들이 하는데 꼬마가 끼어들어서 할 수 없었던거죠.

용이 전체화면으로 불을 뿜는 장소가 있는데 거기서 화면 오른쪽으로 빨리 뛰어가지 않으면 전원이 사망하게되는 구간에서 특히나 꼬마들은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는 전사와 마법사였고 성직자는 정말 잘하는 사람이 맡아야했던게 기억나는데 성직자가 힐을 제때 해주고 알을 깔때도 맞춰서 파워업을 해줘야 알을 계속 쓸 수 있고 뭐 그런것들이 있어서 잘하는 사람들에게만 맡겼었습니다.

물론, 아예 성직자없이 플레이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그런 경우는 보통 끝까지 못가고 중도에 파티원들이 사망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성직자는 파워가 낮고 힐을 해준다는 장단점이 있지만 게임의 후반에 가면 메인무기인 철퇴를 얻을 수 있어서 그걸 위해 플레이하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철퇴를 먹고 날뛰는 보스를 헤롱헤롱 마법으로 한방에 때려잡는 버그를 쓰면 뒤에서 구경하던 꼬마들이 오오~~ 소리를 냈던 기억도 납니다.

영어로 써있지만 매일 가서 구경하다보면 길도 구분하게되고 선택지도 외우게되니 크게 어려운 건 없었습니다.

가끔 힐반지를 먹으러 가야하는데 같이 한 팀원들이 이상한걸 골라서 그냥 건너뛰게되면 진짜 엄청 짜증이 났었죠.

게임을 오래 하다보니 나중에는 마법사 원코인으로도 끝판을 깨고 전사로도 깨고 성직자로도 깼었는데 중간중간 버그를 쓰는 맛이 참 쏠쏠했었습니다.

라이트닝 반지로 용을 한방에 잡는 버그도 백미였죠.

오락실에서 가장 재미있게 했던 게임을 뽑으라면 저는 단연 던전앤드래곤즈2를 선택하겠습니다.

3. 킹오브파이터95

맨날 게임을 즐기다보니 나름 동네에서는 꽤 하는 축에 속했기 때문에 킹오파95로 형들의 돈을 맛있게 냠냠했었습니다.

저 혼자서는 얍사비를 무서워서 잘 못쓰고 일부러 접전을 펼치는 느낌을 주면서 아슬아슬하게 이기곤 했었는데 친구들이 여럿 모이면 그때는 대놓고 얍사비를 쓰곤 했습니다.

같이 겜을하던 친구 2명이 있었고 우리가 모이면 이제 3명을 캐릭터를 각각 정해서 대결을 했었습니다.

저는 쿄, 다른 친구는 이오리, 나머지 한 친구는 끝판왕인 루갈을 선택해서 제가 선발로 나가고 그 뒤엔 이오리, 마지막엔 루갈이 나서는 형식으로 게임을 했었습니다.

팀단위로 고르는 방식이어서 캐릭터를 3명 선택하는 방식이었으며 제가 쿄로 먼저 나서면 무한 발차기로 거의 상대방 캐릭터 2명정도는 압살을 했었고 나머지를 친구들에게 맡겼던 기억이 납니다.

쿄는 회피 후 팔꿈치치기에 이은 발차기가 기본 패턴이었는데 그걸 한방 맞고 시작하면 이미 피가 빨간게이지까지 내려갑니다.

팔꿈치치고 발차기를 할때 발차기 두방 차고 그 다음에 약발과 강발로 한발씩 또 차고 마지막으로 3단차기가 들어가면 기본 콤보가 완성되는거죠.

알면서도 회피 후 치기가 한번만 들어가면 피가 2/3까지 달기 때문에 당하는 입장에서는 엄청 짜증났을 겁니다.

이거 계속쓰면 주먹 날라오기 때문에 든든한 친구들이 주변에 있을때나 대놓고 썼지 형들이랑 할때는 대놓고 쓰진 못했습니다.

눈치봐가면서 섞어서 써주거나 연속기말고 중간에 쎄게 때리면서 끊고는 했었죠.

어쨌든 제가 1.5인분정도를 해결해주면 나머지 친구들이 또 이오리와 루갈만의 얍사비로 나머지를 처리하곤 했습니다.

거의 마지막에 맡은 루갈까지는 가지도 않고 캐릭터 2명으로 끝이 났었는데 그렇게 셋이서 자주 하다보니 나중에는 사람들이 대결을 하지않고 컴퓨터랑 해서 저희가 끝판을 깨고 끝낼때까지 기다리는 적도 많았었습니다.

그때 그 시절이 갑자기 그리워지는군요ㅎㅎ

4. 스트라이커즈 1945 클래식

이거는 다른 재밌는 게임들을 사람들이 다 하고있을때 심심풀이로 한번씩 했었습니다.

저는 가장 왼쪽에 있는 비행기로 골라서 주로 했었는데 비행기게임은 보통 처음 시작할때 선택이 되있는 기종이 가장 무난하더군요.

그러다가 어느날은 왼쪽에서 두번째에 있던 비행기를 골라서 했었는데 1945 클래식은 기를 모아서 쓰는걸 무한으로 계속 할 수 있었죠.

스트레이커즈 1945 2탄은 기를 모아서 쓰는게 게이지가 있어서 그게 다 채워져야 쓸 수 있었지만 클래식은 계속 기를 모아서 쓸 수 있었습니다.

왼쪽 두번째 비행기는 기를 모아서 쓰면 동그라미 2개가 회전하면서 앞으로 나가는데 그게 총알을 다 막아줬기 때문에 약간 힐러의 개념으로 썼었는데 그 날은 그냥 그걸 골라서 플레이를 했었습니다.

찾아보니 해당 기체의 이름은 p-59 머스탱이었는데 딱히 스피드가 빠른것도 아니고 공격력이 쎈 기체도 아니지만 총알을 막아준다는 가장 큰 장점이 있어서 그걸 보고 고른거죠.

총알은 v자 형태, 부채꼴로 발사되어서 잡몹을 처리하기엔 좋았고 그 외에 뭐 좋은점은 없었지만 그날따라 뭔가 운이 잘 따라주더군요.

적재적소에서 총알을 잘 막아주고 그래서 원코인으로 운좋게 끝판을 깼는데 마지막판 왕이 꽃게였나 뭐 그랬었습니다.

그걸 깨고서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최종보스를 깨니 다시 첫판부터 시작하는데 첫판의 총알속도가 장난 아니더군요.

최종보스를 공략하고 그 다음에 새로 시작하는 스테이지를 또 처음부터 다시 다 공략해야 진짜 끝이라던데 그거는 도저히 못깨고 금방 끝나고 말았습니다.

어차피 목숨도 없고 폭탄도 없는 빈몸뚱이 상태였기에 시작하자마자 죽고 끝났었네요.

5. 어벤징 스피릿(Avenging Spirit)

이건 제목만 들으면 무슨 게임인지 잘 모르지만 대충 설명을 해주면 아는 마니아층이 꽤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패턴만 외우면 쉽게 끝판까지 깰 수 있는 게임이었고 영혼이 다른 캐릭터에 들어가서 그 캐릭터의 기술을 그대로 쓸 수 있는 게임이어서 저도 정말 좋아했었습니다.

쉐도우포스와 비슷한 방식이라고 보면 되는데 쉐도우포스는 끝판을 못깨봤지만 어벤징 스피릿은 자주 끝판을 깨곤 했습니다.

끝판을 깨는데 한 30~40분정도 걸렸나? 오래걸리진 않았고 게임도 쉬우면서 재밌어서 종종 했었습니다.

이런 쉬운 류의 게임은 항상 오락실에서 오래 버티진 못하더군요.

자리만 차지하고 돈은 안되고 그래서인지 인기는 많았는데 금방 없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 외에도 진짜 많은 게임들이 있어서 마메로도 찾아보고 그랬었는데 요즘은 뭐 월광보합이니 뭐니 많이 나와서 찾는데 그리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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