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내가 맛있게 먹었던 괴식 모음

지금은 기억도 잘 안나지만 제가 어린 시절에는 미제에 대한 환상이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보다 더 예전에는 아예 미제라면 환장을 하던 시기였고 제가 어릴때까지도 미제는 먹어주는 물건이었습니다.

고모부가 미군이어서 한번씩 고모네집에 놀러가면 미제 소세지들이 많아서 한번 먹어보기도 했었습니다.

정말 어릴때였는데 그때 먹은 소세지가 너무 짰던것도 기억납니다.

한국인의 입맛과는 다른 짠맛이었는데 거기 하나만 있어도 밥한공기는 먹겠더군요.

그리고 고모부는 미국드라마 전격 Z작전에 나오는 키트랑 거의 똑같이 생긴 외제차를 몰고다녔었습니다.

그걸보면서 진짜 멋지다는 생각을 했었네요.

아무튼 그때를 생각해보면 어릴때는 참 별의별 음식들을 다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먹었을까 싶은것도 있었고 부모님이 건강해지라고 일부러 먹였던 것도 있었습니다.

기억에 강하게 남은건 바로 인삼에 재놓은 생꿀인데 그걸 매일 아침저녁으로 한수저씩 먹였습니다.

그냥 생꿀을 먹는것도 너무 달아서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 거기에 덜갈린 씹히는 인삼이 섞여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차라리 그걸 뜨거운 물에 타서 마셨더라면 더 쉬웠을텐데 왜 그걸 굳이 생으로 먹게했을까요?

꿀에 열을 가하면 영양소가 파괴되니 효능이 좋게하려고 그랬겠지만 지금도 그때의 기억땜에 생꿀은 잘 안먹습니다.

남들 가래떡 꿀에 찍어먹을때 저는 절대로 그렇게 안먹었죠.

그나마 고르곤졸라 피자는 그렇게 먹는거라길래 한번 먹어보고 괜찮아서 가끔 찍어먹는 편이긴 합니다.

어쨌거나 꿀은 어머니가 억지로 먹인 거였고 아래에 쓴 목록은 다 제가 먹고싶어서 그렇게 먹었던 것들입니다.

아마 잘 생각해보면 지금은 전혀 안먹는 조합을 어릴때는 한번씩 해봤던 것들이 있는데 아마 아래에 쓴 것들 외에도 특이한 조합들은 몇개 더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1. 오뚜기스프 + 밥

어릴때를 생각하고 스프를 먹을때면 항상 기억이 나는게 바로 오뚜기스프입니다.

제가 스프를 좋아해서 저희집에는 스프를 끓일때가 정말 많았었고 저는 갓 나온 스프를 푹푹 떠먹는걸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스프를 그냥먹는게 아니라 밥을 말아서 같이 먹곤 했습니다.

국에다가 밥을 말아먹는 것처럼 오뚜기스프에 밥을 말아서 먹었는데 맛은 항상 소고기스프로만 샀습니다.

양송이 이런거 안먹고 저는 지금도 쇠고기스프만 먹습니다.

어릴땐 반찬으로 간식으로 혹은 밥대용으로 먹었지만 지금은 술마시고 다음날 속이 너무 쓰릴때 끓여먹는다는 차이가 있네요.

저는 끓일때 일단 물을 붓고 그 위에 가루를 부어서 끓이는데 뭔가 그렇게하면 덩어리들이 많이 나오고 잘 안풀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수저로 저으면 냄비 밑바닥이 손상되기 때문에 나무수저로만 하는데 뭔가 아쉬워요.

다른 분들을 보니 가루를 먼저 냄비에 붓고 그 위에 찬물을 살살 부어서 풀어주고 다 풀어지면 이제 물을 더 부어주고 끓이면 된다고 하더군요.

저도 다음에 끓일때는 한번 가루를 먼저 부어봐야겠습니다.

스프에 밥을 말아서 김치랑 먹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는 너무 느끼해서 못먹겠더군요.

진짜 어린시절 이후로는 안먹었다가 어른이되고 리조또를 처음 먹는데 그때의 맛이 떠올랐습니다.

아주 느끼한 리조또였고 그거랑 맛이 비슷하더군요.

아마 지금도 그렇게 드시는 분들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2. 마가린 + 간장 + 날계란 + 밥

제가 어린 시절만하더라도 티비에서 날계란을 먹는 장면은 자주 나왔었습니다.

드라마 에피소드를 봐도 목이 아프거나 노래가 잘 안나오는날은 날계란 끝부분을 톡톡 까서 후루룩 먹는 장면이 종종 나왔었습니다.

그런 시절이니 당연히 저도 날계란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가끔씩 저도 날계란을 냉장고에서 꺼내먹곤 했는데 흰자는 뭔가 비린느낌이지만 노른자 특유의 끈적한 맛이 있어서 그렇게 자주 먹곤 했습니다.

지금이야 위생문제도 있고 살모넬라균 때문에 병에 걸릴까봐 날로 먹는다하면 기겁을 하죠.

뭐가 달라진 건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당시에는 날계란을 자주 먹곤 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좋아했던게 바로 마가린인데 지금은 집에 마가린이 없지만 그때는 마가린이 집에 항상 있었습니다.

냉장고를 열면 바로 나왔고 반찬이 부실하면 항상 마가린에 진간장 한스푼을 넣고 밥에 잘 비벼서 먹곤 했습니다.

마가린간장밥인데 그때는 왜 그리 맛있었던지 모르겠네요.

마가린 냄새도 기억나고 김치랑 먹으면 한그릇 뚝딱 해치웠죠.

그런데 여기서 더 업그레이드된게 있으니 바로 날계란을 넣는 겁니다.

저는 날계란을 넣을 생각은 못했는데 동네에 친한 형이 있어서 그 집에 놀러갔을때 그 형이 해줬던 메뉴였습니다.

날계란을 밥위에 톡 까서 마가린이랑 간장을 넣고 비벼주는데 그게 정말 맛있더군요.

지금은 그렇게 먹으라고 하면 당연히 못먹을텐데 무슨 맛이었는지 기억도 안나고 또 먹어보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ㅋ

워낙 먹을게 많은 시대라서 그럴수도 있겠네요.

3. 우유 + 밥

어린시절 우유는 집에도 있고 학교에서도 맨날 마시는 음료였습니다.

한달에 우유값 몇천원을 내면 매일 아침마다 학교에서 나눠줬고 매일 마시니까 본인이 우유값을 내고도 안마시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마시면 설사를 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아침에 나눠주는 우유가 너무 차가워서 그랬던건지 뭔지 이유는 모르겠네요.

그렇게 안마신 우유는 주번이 모아놨다가 하교길에 근처 떡볶이집에서 개당 100원에 떡볶이로 바꿔먹곤 했습니다.

그땐 우유가 지금처럼 비싼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아이키우는 집이면 매일 마셔야하는 느낌이었고 가격도 크게 비싸지가 않아서 더 자주 마셨던 것 같습니다.

집에 항상 있고 그러다보니 밥에다가 말아서 먹기도 했었나봅니다.

지금 기억에도 밥을 말아서 먹었던 장면이 떠오르는데 호로록 잘 먹었던 것 같습니다.

어린이 입맛이라 너무 짠것보다는 우유나 스프같은 맛을 좋아했었나보네요.

지금은 그렇게 먹으라고 해도 절대 못먹습니다.

4. 슬라이스치즈 + 밥

이거는 지금도 기억나는게 그땐 슬라이스치즈를 자주 먹진 못했습니다.

가격도 비쌌고 그거 하나 살 돈이면 라면을 더 많이 살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종종 엄마를 졸라서 한번씩 사곤했는데 그때 제 소원은 아주 두꺼운 치즈를 야무지게 깨물어먹는거였습니다ㅎ

서울쥐시골쥐 만화에서 보면 치즈가 조각케이크처럼 잘라진게 있는데 그렇게 두꺼운걸 한번에 먹어보고싶었죠.

그땐 슬라이스치즈를 하나 꺼내면 밥이랑 먹었는데 우선 치즈를 비닐에서 꺼내기전에 젓가락으로 바둑판처럼 죽죽 선을 그었습니다.

그렇게 바둑판모양으로 만들어서 한 점 한 점 떼서 밥이랑 먹었습니다.

짭짤한 치즈를 뜨거운 밥에 올려서 같이 먹으면 참 맛있었는데 그러고보면 작은것에도 참 행복할 줄 알았던 시절이었네요.

욕심도 별로 없고 입맛도 아무거나 다 잘먹던 시절인디 지금은 왜 이리 까탈스러워졌는지 모르겠습니다.

한장씩 아껴서먹고 가끔 정말 두꺼운 치즈가 먹고싶을땐 슬라이스치즈를 여러번 접어서 두껍게 만든 후 우물우물 씹어먹곤 했습니다.

지금은 코스트코에 가도 싸게 팔고 동네 마트를 가도 싸게 파는 치즈들이 많아서 먹고싶을때마다 가서 사옵니다.

와인에 치즈를 놓고 먹기도 하고 편의점에서 불닭볶음면에 찢어먹는 스트링치즈를 먹기도 합니다.

삼겹살에 치즈를 구워먹기도 하는 시대라서 이젠 슬라이스치즈에 대한 환상이 없어져버렸습니다.

이렇게 잘먹고 잘살아도 되나 싶네요ㅋㅋ

5. 케첩 + 밥

식성이 참 유별난 탓에 어릴땐 케첩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집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먹을때도 마요네즈 대신 케첩을 넣은것만 제것을 따로 만들어서 먹기도 했구요.

심지어는 밥에다가 케첩을 뿌려서 비벼먹기도 했습니다.

오므라이스에다가 케첩을 뿌려먹기도 하니까 그거랑 비슷한 느낌으로 먹었나봅니다.

냉장고에서 케첩만 꺼내서 입에다가 쭉 짜먹기도 했으니 밥에 비벼먹는거야 뭐 아무것도 아니었죠.

참 괴랄한 조합인데 그렇게도 맛있다고 참 잘 먹었습니다.

지금이야 감자튀김 먹을때나 쭉 짜먹고 그 외엔 잘 안먹습니다.

심지어 계란후라이도 소금만 살짝 뿌려먹거나 아니면 그냥 밥 위에 올려서먹는데 그땐 무조건 케첩이었습니다.

계란에도 케첩을 뿌렸고 소세지에도 뿌리고 무조건 케첩이었는데 입맛이 바뀌니까 지금은 슬슬 마요네즈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주로 먹는게 마른오징어 이런거라 마요네즈 뿌려서 찍어먹고 뭐 그러네요.

어릴땐 오히려 마요네즈를 극혐했었습니다.

그 냄새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아무리 맛있다고 해줘도 저는 안먹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요네즈가 들어간 샌드위치를 먹고나서부터 마음이 바뀌기 시작했는데 사라다도 귤이나 감 같은것만 쏙쏙 빼먹다가 나중에는 오이같은것도 다같이 먹기 시작했습니다.

입맛은 한번에 바뀐다기보다는 천천히 변화되어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원한 것은 없듯이 입맛도 결국은 돌고도는 듯 합니다.

지금은 단 걸 정말로 싫어하고 안먹지만 하나하나 또 땡기는 것들이 있습니다.

당이 떨어지는게 어떤 느낌인지 손이 벌벌 떨리는걸 경험하고나니 또 입맛이 약간씩 변화하는 걸 느낍니다.

지금은 단맛을 안좋아하고 짠맛을 좋아하는데 이것도 나이가들면 또 바뀔게 될거라 생각합니다.

양갱 이런걸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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