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 관련된 4가지 기억들

학창시절에 게임만 안했어도 아마 성적이 반에서 10등 이상은 올랐을 겁니다.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새벽같이 일어나 먼저 피씨방에 가서 1~2시간정도 게임을 하다가 학교에 간 적도 있습니다.

쉬는날이면 거의 피방에서 살다시피 했었고 처음 스타가 유행할때만해도 피방요금이 시간당 1500원 이상이어서 돈도 많이 썼었습니다.

요금비가 없어서 못가는 날이면 어떻게든 돈을 구하려고 별의별 짓도 다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일요일 오전8시부터 오후1시까지 5시간동안 선불로 5천원을 내면 할 수 있게 할인을 해주기도 해서 아침에 일찍 나간 기억도 납니다.

시작은 스타크래프트였는데 요즘에 다들 그걸 한다고 해서 동네 아는 형이랑 친구랑 피씨방을 갔었습니다.

배틀넷도 아니고 아이피엑스에서 플레이를 하는건데 방 만드는 것도 모르니 사장님께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바로 방을 만들어주고 쿨하게 가셔서 처음 스타를 했었습니다.

소리도 신기하고 내가 병력을 뽑으면 알아서 나를 지켜주니 너무 재밌더군요.

컴퓨터랑 대결을 하는데 병력도 제대로 뽑을 줄 몰라서 질럿이나 몇마리 놓고 계속 캐논을 도배하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해놓으니 이미 한두번 게임을 해 본 동네형이 알아서 정리를 해주더군요.

방 만드는건 모르지만 대충 병력 뽑는건 알았나봅니다.

그렇게 처음 게임을 시작하고 이게 너무 재밌어서 그 뒤로 돈이 생기면 바로 피씨방에 갔습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학교에서 얘기하다가 그럼 끝나고 갈까? 하고 팀을 짜서 정말 자주 갔었습니다.

저녁에 학교 끝나고 가면 학교 앞에는 이미 학생들이 바글바글해서 어쩔 수 없이 걸어서 30분정도 떨어져있는 외진 곳으로 원정을 다닌적도 많습니다.

10시에 끝나고 거기까지 걸어가면 10시30분인데 딱 1시간만 하자고 해서 대충 1시간 30분정도 겜을 하면 이미 시간은 12시가 되있는거죠.

그러면 집에 들어갔을때 거의 새벽 1시가 다된 시간이어서 혼나기도 많이 혼났습니다.

미리 전화해서 수업 과제가 있어서 친구들끼리 그거 하고 들어간다고 미리 연락하기도 했었네요.

아마도 다 알고있었으면서 그냥 넘어가주신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게임하면 진짜 별의별 일들이 다 있었는데 오늘은 학창시절에 겜을 하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학생때 무한맵에서 1:7대결

고등학교 축제기간에 무한맵에서 1:7로 컴까기를 해서 25분안에 클리어하면 상금주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빨무맵이 있던게 아니라 테두리가 다 미네랄로 도배가 되어있는 맵이 국룰이었습니다.

배틀넷에서도 헌터보다는 무한맵으로 자주 했었습니다.

ㄱ자나 ㄴ자로 꺾여있는 미네랄을 열심히 파고 그 기지 주변에서 방어를 하거나 아니면 들어오는 좁은 길목에서 방어를 하는 식이었구요.

길목이 상당히 좁고 길어서 그 입구만 막으면 컴퓨터는 쉽게 깰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노하우가 쌓이면서 그렇게 된거지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컴퓨터랑 1:3만 해도 금방 무너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누가 축제기간에 1:7로 그것도 25분이라는 시간제한을 두고 참가비를 받더군요.

참가비가 1만원이었나 그랬던 것 같은데 만약에 25분안에 다 이기면 10만원을 준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걸 누가 깰 수 있겠냐고 했는데 그때 어떤 학생이 그걸 깼다는 소문이 들리더군요.

학교에서 거의 전설적인 소문이었고 그 학생이 누구냐고 수소문하고 어느 피씨방을 다니는지 플레이하는걸 보고싶다며 난리가 났었습니다.

저는 그냥 거짓말이겠거니 하고 안믿었는데 진짜라고 나중에 누군가에게 들었습니다.

지금은 뭐 입구막고 천천히 본진만 돌면서 깨도 쉽게 클리어할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 쇼킹한 대사건이었습니다.

2. 처음 스타크래프트를 배웠을때

위에서 말했듯이 처음 피씨방에 갔을때 사장님의 도움으로 방을 만들어서 시작을 했었습니다.

종족을 고를때 프로토스가 편하다고 들어서 우연찮게 토스 유저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계속 토스만 하고 있습니다.

대신 무한맵으로 할때는 탱크로 입구막고 하는게 정석이어서 컴까기를 할때만 가끔 테란을 하곤 합니다ㅎ

토스는 입구를 포토로 막더라도 이를 열심히 다시 만들지 않으면 금방 뚫려버리더군요.

특히나 테란이 탱크를 끌고오면 다 초토화가 되므로 재빠르게 캐리어를 뽑아서 탱크만 잘 골라서 잡아야 입구가 안뚫리니 아주 왔다갔다 하느라 어지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처음 배울때는 다들 초보여서 계속 붙잡고 물어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파일론을 짓고 그 주변에 건물을 지어야한다랑 미네랄과 가스를 캐야한다 뭐 그 정도만 듣고 겜을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초반러쉬가 저한테는 안와서 일단 안정적으로 포톤캐논을 깔고 하나하나 모르는 걸 다 만들어갔습니다.

나중에 러시가 왔는데 캐논에 다 막히니 캐논이 짱이구나 하면서 계속 도배를 해나갔었네요.

그렇게 도배를 하고 이제 나중에 다른것들을 하나씩 만들고 병력도 뽑기 시작했는데 어느정도 고급유닛을 뽑으려고 했더니만 게임이 끝나있어서 아쉬움이 진짜 많이 남았었습니다.

다음에 또 해보고싶다 생각이 들고 그러면서 슬슬 겜에 빠지게 된 겁니다.

그 시절이 동네마다 피씨방이 생기고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던 때인데 저희 동네는 피씨방도 별로 없고 사람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원정을 많이 다녔습니다.

초반에는 당구장이 유행이었지만 고등학교에 올라간 이후에는 대부분 당구장보다는 피씨방에 다니게 되더군요.

그때만해도 당구장은 뭔가 불량학생들이 가는 느낌이고 PC방은 학생들이 다녀도 괜찮았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한번씩 선생님들이 학교 주변 PC방에서 야자 땡땡이 친 학생들을 잡으려고 순찰을 돌기도 했었으니 정말 인기는 엄청났었네요.

3. 야자 끝나고 멀리있는 피씨방까지 가던 기억

겜이 재밌으니까 공부가 될 리 없습니다.

고2때는 저녁 10시까지 야자를 했고 고3때는 11시까지인가 학교에서 야자를 했었습니다.

야간자율학습이라고 해서 저녁에 도시락 먹고 그 시간까지 책상에 앉아서 조용히 자율학습을 하는 거죠.

왜 그렇게까지 학생들을 잡아두는건지 지금도 이해는 안 갑니다.

어차피 공부를 안하는 얘들까지 다 잡아둘 필요는 없지않나 싶고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특히나 토일요일까지도 학교에 나와서 자율학습을 시키는게 참 이게 무슨 학교인지 교도소인지 분간이 안가더군요.

일요일에 밥먹고 날 좋을때 운동장을 계속 보고있으면 마음이 답답하고 내가 왜 여기에 있어야하나 그런 생각들만 들었습니다.

그러니 공부가 될 턱이 없죠.

그러다가 이제 쉬는 시간에 누군가 끝나고 어디 피씨방에 가서 게임을 할거라 얘기가 나오면 온통 그쪽으로 시선이 쏠리는 겁니다.

어디로 갈꺼냐고 물어보고 나도 껴달라고 하고 팀짜고 그러면 몸은 학교에 있지만 이미 마음은 겜방에 가있습니다.

그러면서 벌써부터 두근거리고 빨리 끝내서 가고싶어지는거죠.

정말 학교가 싫은날엔 야자를 땡땡이치고 겜을 하러 간 적도 몇 번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날 학교에 나와서 선생님께 호출을 당하고 교탁 앞으로 불려나와서 뒤지게 맞곤 했습니다.

교탁으로 불려나가면 그나마 나은거고 복도로 나가서 엎드려 있으라고 하면 이제 풀파워 스윙이 시작되는 수순입니다.

포대자루 터지는 소리가 온 복도에 퍽퍽 울려퍼지고 얼굴이 시뻘개진 학생들이 엉덩이를 비비면서 들어오는데 그렇게 맞고도 좋다고 또 땡땡이를 까곤 했습니다.

4. 빨무맵 방송을 처음 봤을때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이제 슬슬 스타도 질릴때가 되면 내가 하는 플레이보다는 게임방송을 보는게 더 재밌어집니다.

저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프로게이머들 하는걸 보면서 환호하고 괜히 부대지정하는거 따라해보고 뮤탈 짤짤이 이런것도 해보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마주작사건 이후로 리그가 없어지고 스타도 잘 안보고 하다가 언젠가 유튜브에서 빨무bj들이 방송을 하는게 눈에 띄더군요.

일반 무한맵보다 돈을 훨씬 더 빨리 채취할 수 있는 맵인데 거의 뚝배기를 까는 미션처럼 견제를 넣고 공격하는데 다른 맵보다 좀 더 신기하고 혼자서 3명까지 까는걸 보니 재밌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배틀넷에 들어가서 한번 해봤는데 3:3으로 해도 10번 게임했을때 2번정도 승을 챙기고 나머지는 뭐 순삭;;

그 2승도 제가 잘한게 아니라 잘하는 사람을 만나서 이긴건데 몇번 하고나니 이제는 스타를 하면 안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친구들 플레이가 거의 프로게이머 수준으로 높고 테크트리도 다 순서를 외우고있고 대응하는법도 있으니 그걸 모르는 사람은 절대로 외우고 있는 사람을 못이기겠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기본기의 차이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지금은 내가 직접 플레이하는걸 포기하고 그냥 방송만 보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알아서 대신 속시원한 미션도 해주니 보는맛이 있더군요.

즐겨찾기를 해두고 보거나 아니면 가끔 생각나는 플레이어를 검색해서 영상을 보기도 하는데 정말 오래된 게임인데도 아직까지 인기가 있는걸 보면 정말 잘만들긴 잘만들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학생때만 하더라도 E스포츠가 바둑처럼 중계를 하고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에 의구심을 느꼈는데 지금은 뭐 우승상금이 어마어마하게 발전했으니 느낌이 많이 달라졌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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